도금·주물·열처리 등 뿌리산업 소기업들 "경기 좋아진다고요?"…"일감 없어 오후 2시면 직원들 퇴근시켜요"

입력 2017-06-06 17:30   수정 2017-06-07 06:19

김낙훈의 현장 속으로

기업 해외이전, 수주 줄어…소기업 가동률 70%에 불과
중견기업과 양극화 심해져



[ 김낙훈 기자 ]
도금업체들이 30여 개 몰려있는 인천의 한 도금단지. 단추 등 액세서리류를 도금하는 S사는 요즘 오후 2시에 직원들을 퇴근시킨다. 일감이 없어서다. 이 회사뿐만이 아니다. 단지 곳곳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

이 회사 K사장(59)은 “30년 동안 도금업을 했지만 요즘처럼 가동률이 50% 수준으로 떨어진 적은 없었다”며 “1년 전보다도 가동률이 1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골에서 올라와 10대 후반 서울 개봉동 공장에서 도금일을 배운 뒤 1980년대 후반 창업해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를 모두 겪었다. 그는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못지않게 어렵다”고 덧붙였다.

인천에 있는 주물업체 K사의 가동률은 40%를 밑돈다. 이 회사는 작년까지만 해도 가동률 50~60%를 유지했지만 올 들어서 더 부진하다. 요즘은 근로자들이 출근해도 절반 이상이 쉬고 있다. 이 회사 C사장은 “조선업 불황으로 선박부품 발주가 줄고 있어 큰일”이라고 말했다.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이 조사한 주물업체들의 평균 가동률(작년 말 기준)은 60.9%로 제조업 평균 가동률보다 10%포인트 이상 낮다. 생산 제품별로는 자동차부품 70.8%, 중장비부품 58.1%, 공작기계 60.0%, 조선기자재 54.3%, 산업기계 61.7%다.

기계 및 전기전자 부품 생산기업과 도금 주물 열처리 등 뿌리기업 등이 일감 부족에 허덕이는 대표적인 업종이다. 인쇄 염색업도 마찬가지다. 자동차 가전 전자 등 주력 업종 공장의 해외 이전 가속화,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생산시설 자체 구비(내재화)로 일감이 해마다 줄고 있는 데다 그나마 남은 일감은 우량기업으로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병긍 중소기업중앙회 안산지부장은 “규모가 있는 기업들이 해외로 공장을 옮겨가면서 국내 일감 자체가 줄고 있다”며 “소기업일수록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2014년 말 4042개에서 2015년 말 4619개, 2016년 6월 5400여 개(KOTRA 자료)로 2년도 안 돼 33% 이상 늘어났다.

일감 부족에 시달리는 소기업의 가동률은 중견기업보다 10~20%포인트나 낮다. 한국산업단지공단 포털사이트인 이클러스터넷에 따르면 전국 산업단지의 지난 3월 평균 가동률은 82.1%였다. 이 중 종업원 300인 이상인 중견기업 및 대기업 가동률은 88.4%인 데 비해 50인 미만 기업(소기업)은 71.5%에 그쳤다. 소기업과 중견기업 간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의 대표적 산업단지인 남동산업단지는 6446개 업체가 조업 중인데 이 중 종업원 300인 이상 기업의 평균 가동률은 93.5%로 거의 완전 가동에 가깝다. 전체의 95.4%를 차지하는 50인 미만 소기업의 가동률은 71.4%에 그쳤다. 공장 기계 열 대 중 석 대엔 먼지가 쌓여가고 있는 셈이다. 반월공단에서도 300인 이상 기업의 가동률은 86.1%, 소기업 가동률은 75.6%로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다. 소기업은 완제품보다는 선반 밀링 프레스 등의 설비로 부품을 임가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병선 숭실대 중소기업대학원 교수는 “새로 출범하는 중소벤처기업부는 챙겨야 할 일이 많지만 무엇보다 경기 양극화 문제의 해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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